Album (사진)/사찰여행

연주암(戀主庵)

法雨_김성근 2011. 11. 26. 21:37

연주암은 관악산 연주봉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이다.

관악산에 오를 때면 늘 찾는 곳이었기도 하지만 모처럼 사찰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연주암은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연주암중건기(戀主庵重建記) 등의 자료에는 의상스님이 관악산에 의상대를 세우고 수행하였으며, 그 아래에 관악사(冠岳寺)를 창건하였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으나 현존하는 유물이라든가 의상 관련 문헌 등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할 만한 어떠한 자료도 찾아지지 않는 것이다.

 

연주암이라는 사찰 이름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유래담이 전해지고 있어 흥미를 끈다.

 

그 첫 번째는 고려말의 충신들과 관련된 내용으로, 강득룡(姜得龍),서견(徐甄), 남을진(南乙珍) 등이 고려왕조가 멸망하자 산에 은신하였는데, 이 때 이들이 찾은 곳이 관악산 의상대였으며, 여기서 멀리 송도(松都, 지금의 개성)를 바라보며 고려왕조를 그리워했으므로 연주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선 태종의 두 아들과 관련된 내용으로, 태종의 맏아들인 양녕대군(讓寧大君)과 둘째인 효령대군(孝寧大君)은 아버지 태종이 셋째아들인 충녕대군, 즉 세종(世宗)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자 유랑길에 나섰다고 한다. 두 대군은 관악사를 찾아와 수행을 하며 왕위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려고 하였으나 그럴수록 더욱 힘이 들었고, 관악사의 원래 위치에서는 왕궁이 멀리 보였으므로 40칸 규모의 건물을 지어 현재의 위치로 거처를 옮겼다는 것이다. 이후에 사람들이 두 대군의 심정을 기리는 뜻에서 의상대를 연주대로, 관악사를 연주암으로 각각 부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대웅전에 모셔진 석가모니부처님  & 후불탱화

 

  대웅전 안에 모셔진 지장보살상  & 후불탱화

 

연주암 3층석탑

연주암의 문화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대웅전 앞에 세워져 있다. 전체 높이 3.2m인 이 탑은 전형적이 고려시대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으며, 각 부분의 비례가 잘 맞고 제작수법도 정연하여 고려중기 이전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탑의 기단은 4매의 판석을 엇물려서 조성하였는데, 지대석 윗면에 화사한 연꽃무늬를 새겨 넣었고 각 면에는 모서리기둥(우주-隅柱)이 새겨져 있다. 1층 옥개석의 옥개받침은 4단이고, 2·3층은 3단씩이며 옥개 정상에는 각형괴임이 1단 있다.

지붕돌 위에는 노반석(露盤石)과 앙화(仰花), 보주(寶珠)가 놓여 있다. 탑의 각 부분은 비례가 균형잡혀 있고 그 수법도 매우 정연하여 우수한 석탑으로 평가받고 있다.

 

 종무소(좌측)  &   요사채(우측)

요사채는 스님들의 주거공간으로서 조용해야 될 공간이어야 함에도,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변모되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종무소 방입구 문틀위에 걸려 있는 "무량수(無量壽)"라는 편액은 "秋史 김정희 先生"의 친필이라고.....

 

 천수관음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상(千手千眼觀世音普薩像)

 천수관음전 아랫층은 공양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2시부터 공양 배식(비빔밥)이 시작되며, 자신이 먹은 밥그릇은 손수 닦고 가도록 하고 있으나, 간혹 싱크대 옆에 그냥 놓고 가는 분들이 있어 자원봉사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것 같았다. 

 

 

 금륜보전(삼성각-三聖閣)

 연주암의 현존 건축물중 가장 오래된 전각으로서 1929년에 지은 것이다.

 

 영산전(靈山殿)

 

  연주대(戀主臺)와  천문관측소(기상대)

 해발 629m의 깍아지른 듯한 기암절벽 정상에 아슬아슬하게 자리하고 있다. 의상스님이 수행을 하였다고 하여 처음 이름은 의상대(義湘臺)라고 불리웠다. 이후 조선시대에 연주대로 이름이 바뀌어진 듯하다.

 지금은 건평 3.14평의 맞배지붕 양식의 법당이 세워져 있는데, 건물 내부에 석가여래상과 약사여래상, 16나한상을 봉안하고 있으며 나한전(羅漢殿)으로 불리운다.

조선 후기에 지어진 것을 최근에 해체·복원한 것이다. <경기도지방기념물 제 20호>

 

  연주대 나한전의 편액은 "응진전(應眞殿)"으로.....

 연주대의 나한전에 모셔진 석가여래상 & 약사여래상, 16나한탱화

 

 범종각 

 

  효령각

 효령대군의 영정(경기도 지방문화재 제1호)이 모셔져 있는 전각으로 1996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효령대군은 태종의 차남으로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 소생이자 세종(世宗)의 형이다. 그는 효성이 지극할 뿐만 아니라 불교에 독실하여 불경을 간행하고  원각사(圓覺寺)를 창건하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러나 동생인 세종이 즉위한 후에는 당시 관악사로 불리던 연주암에 주로 머물면서 수행을 하였는데 이런 연유로 효령대군의 영정이 연주암에 보관되어 오다가 이 곳에 모셔져 있다.

 

  천수관음전 뒷편의 장독대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