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건강하게 살아가기

목욕탕에서 "냉.온탕 왔다갔다"는 위험

法雨_김성근 2013. 2. 4. 17:19

목욕전 20분 정도 체조 필요… '냉·온탕 왔다갔다'는 금물

겨울철 목욕이 고령자에게는 목숨을 앗아가는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도쿄도(東京都) 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는 고령자 등이 자택 등에서 목욕하다 발병해 사망하는 '입욕 관련사(入浴關聯死)'가 연간 1만7000명에 이른다고 3일 밝혔다. 목욕 관련 사망자가 일본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4400명)의 4배에 이르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소방본부가 출동 요청을 한 응급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추계했다"고 밝혔다.

자택 목욕탕 등에서 발생하는 고령자의 사망 사고는 겨울철에 집중되는데, 가장 큰 이유는 혈압의 급격한 변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추운 날 옷을 벗으면 체온과 외부 온도 차이가 커져 혈관이 축소돼 혈압이 상승한다. 탕 속에 들어간 직후에도 뜨거운 물의 자극으로 혈압이 다시 상승한다. 하지만 뜨거운 물 속에 계속 있으면 혈관이 넓어지면서 혈압이 급강하하게 된다. 이처럼 혈압의 급격한 변화로 고령자 등이 기절하면서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도 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의 다카하시 류타로(高橋龍太郞) 부소장은 교도(共同)통신 인터뷰에서 "목욕물 온도를 40도 이하로 하고, 입욕은 1회 5분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입욕 관련 사망 유형은 뇌졸중과 뇌출혈, 심근경색, 골절 후유증 등 다양하다. 고려대 의대 노인병교육센터장 조경환 교수는 "혈압이 급속히 올라가서 혈관이 터지면 뇌졸중이 올 수 있고 갑자기 혈관이 확장돼 저혈압으로 뇌에 피가 가지 않아도 뇌에 순간적으로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며 "혈압이 낮아지면서 심장이 몸의 피를 제대로 돌게 하기 위해 더 빨리 뛰다가 심장에 무리가 가해져 심근경색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는 잠이 완전히 깨지 않아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쉽다"면서 "고령자 중에는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 저혈압이 생기면서 욕실에서 넘어져 골절 후유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를 예방하려면 우선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해야 한다. 추운 날 아침 목욕하기 전에는 10~20분간 온몸 체조를 해 혈액순환을 돕고 몸의 근육이 적당히 긴장하도록 해야 한다. 온도 차가 큰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며 몸을 담그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