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공부방/불교 공부방
거사와 처사
法雨_김성근
2010. 11. 28. 12:54
본시 절에서 남녀 신도를 이르는 말이 '거사(居士)'이다.
남자신도는 남거사, 여자신도는 여거사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불교를 탄압하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여자신도를 '보살(菩薩)'이라고 따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럼 왜 여거사를 보살님이라고 높여 부르게 되었을가.
스님을 천민처럼 하대(下待)하며 불교를 탄압하던 조선시대였지만 여자 신도들이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과 같이 지극정성으로 공양을 올려 삼보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 공덕이 무량하다는 뜻으로 여자 신도들에게는 '보살'이란 칭호가 특별히 붙여졌던 것이다.
또 불명(佛名)도 세 글자로 지어 두 글자인 거사와는 구별하여 쓰는 것도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이에 비해 '처사(處士)'는 마을에서 쓰는 말로 은거하는 학덕이 있는 이를 뜻한다.
그리고 '거사'는 보통 남자를 이를 때 주로 쓴다.
하지만 요즘 절에서는 삼귀의와 오계를 불교신도로서 받은 이를 '거사'라 하고,
부목이나 야경, 안내 등 절에서 일하는 보통 남자를 '처사'라 부르고 있다.
이렇게 절과 마을에서 쓰는 용어에 차이가 있다.
절에서 쓰이는 '거사'란 말 속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교신도로서 불교에 공부가 많은 이이고,
둘째는, 물로써 삼보에 보시하는 이이며,
셋째는, 정을 가지고 수도생활을 철저히 하는 이이다.
옛날 한 황제는 '거사님' 소리 한 마디를 황제 칭호보다 높게 평가한 예도 있을 정도이다.